제12회 한터 온라인 백일장 수상자 시상식 스케치

  •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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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논술 수상자는 한터 수업 때 ‘논달’(논술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작문 수상자는 “(백일장 응모한) 글을 읽자마다 촉촉한 느낌이었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남다른 감성을 지녔다. 처음엔 결이 다른 듯했지만 이야기를 할수록 주변을 돌아보고 상대를 배려하는 면이 잘 통하는 둘이었다.

12회 한터 온라인 백일장 시상식이 지난 5월2일 한겨레교육 5층 카페 ‘틈’에서 이뤄졌다. 논술 최우수상을 받은 조다운씨와 작문 최우수상을 받은 이수정씨는 50만원 상당의 수강 마일리지와 꽃다발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창석 한겨레교육 대표이사가 상장과 부상을 직접 수여했다.
논술 우수상을 받은 지윤수, 송영준, 박서희씨와 작문 우수상을 받은 박종민, 김정록, 이영근씨에게는 각각 3권의 책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원더박스 출판사에서 펴낸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그레이슨 페리), <한국 경제 진단과 처방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송인창 외)와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원영) 등이다. 한터는 백일장에 참여한 모든 예비언론인들에게 각각 한터 마일리지 1만점씩을 적립했다.

조씨(오른쪽 사진)는 두 번째 백일장 도전이다. 평소 백일상 수상작을 보며 논제의 추상수준이 높은데, 이런 생각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놀라곤 했다. 정치학과 철학을 전공한 그는 논제를 받자마자 7년만에 정치학개론 책을 펼쳐봤다. 평소 관심 있었던 동양철학의 ‘위민’, ‘여민’도 함께 떠올라 엮어서 글을 썼다.
그는 “글쓰기로 제대로 인정받은 적은 처음이다. 지난해 최종 면접에서 떨어져 4개월 동안 ‘멘붕’이 왔다. 처음부터 공부방법이 잘못됐나 싶어 고민하던 차에 수상 소식을 듣고 위로가 됐다”고 했다.
작문 최우수상을 받은 이씨는 “한터 수업을 듣던 와중에 최우수상으로 뽑혔다는 문자를 받았다. 너무 놀랐고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임팩트가 강하진 않지만 소소한 일상의 경험을 끄집어낸 글이 돋보였다. 그는 제시어를 받고 방탄소년단 노래 가사를 찾아봤다.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남들에게 돌려주는 노래를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노래 정서에 맞춰 글을 쓰며 제시어를 녹였는데 운이 좋았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둘 다 평소 글을 쓸 때 글감을 찾는 게 가장 어렵다고 했다. 조씨는 “퍼석퍼석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서 작문 쓸 때 감이 잘 안 온다. 한터에서 작문 수업을 들을 때 주변을 관찰하며 글감을 찾는 ‘타자 관찰 글쓰기’ 과제를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도움이 될까 싶어 신형철, 황현산 작가의 에세이집을 읽고 있다.
이씨는 “언론사 입사 시험에만 몰두하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글을 집중해 써야 하지만 그렇다 보면 글감을 찾기 힘든 게 딜레마”라고 했다. 백일장 출제와 심사를 맡은 김창석 대표이사는 “작문은 읽을수록 빨려 들어가는 몰입 요소가 있어야 한다. 문장의 톤을 의도적으로 바꿔주는 등 주목도를 갖도록 표현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평소 시나 좋은 노래 가사, 글 잘 쓰는 소설가의 에세이집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한터 수업에 대한 평가와 바라는 점도 물었다. 조씨는 “처음 스터디를 할 때 황당하게 글이 까인 후 제대로 배우고 싶어 수업을 찾아 들었다”며 “문단 구분도 잘 할 줄 몰랐는데 글의 구조와 각을 잡는 법, 논증을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배웠다”고 했다.
“한터 수강생 가운데 춘천이나 부산에서 열의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지방은 언론사 시험 준비를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곳도 없고 스터디 하나 꾸리기가 어렵다고 해요. 상설 수업은 아니더라도 지방 순회 특강을 열면 좋겠어요.(웃음)”
이씨는 “합격하기 위한, 단지 시험을 위한 수업만이 아니었다”며 “(강사가) 현직 기자로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글을 쓸 때 지녀야 할 태도,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준 게 더 컸다”고 했다. 그는 수업을 들은 후 기능적으로만 글을 쓰면 잘 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소개서, 논술, 기사를 쓸 때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지 고민한다.
“한터 백일장이 12회째인데 저처럼 수혜 받은 이들이 있을 거에요.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한터 수업을 듣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제가 받은 걸 기부 형태든 뭐든 돌려주고 싶어요.”

글 최화진 / 사진 김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