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한터 온라인 백일장 수상자 시상식 스케치

  • 20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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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펭수의 인기를 실감했다. ‘펭수가 너무 좋아서’, ‘펭수 광팬이라’ 백일장에 응모한다는 이도 있었다. 작문 최우수작은 단연 눈에 띄었다. 펭수가 떡하니 버티는 뒤로 살짝 보이는 액자의 모서리를 발견했다. 태극기 액자 프레임에서 사회의 정해진 틀에 갇혔던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 남다른 시각이었다.
논술은 시사 이슈가 아닌 일상생활 논제였다. 한번쯤 겪었을 법한, 조금 당황스럽지만 나름의 논리를 꺼내들 만한 ‘카톡 이별’이었다. 흥미로운 주제만큼 다양한 글이 쏟아졌다. 10명 중 7명 정도가 카톡으로 이별 통보를 해도 된다고 썼다. 몇 해 전부터 논란이 된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안전 문제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15회 한터 온라인 백일장 시상식이 지난 2월17일 한겨레교육 5층 카페 ‘틈’에서 이뤄졌다. 논술 최우수상을 받은 류현준씨와 작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도균씨는 50만원 상당의 수강 마일리지와 꽃다발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창석 한겨레교육 대표이사가 상장과 부상을 직접 수여했다. 논술 우수상을 받은 김가현, 박혜원, 박동주씨와 작문 우수상을 받은 이규찬, 권진희, 김남현씨에게는 각각 마일리지 10만점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류씨는 “백일장 주제를 보고 스터디원들과 한참 대화했다. 왜 그 논제를 냈는지 전화해보자는 얘기도 나왔다.(웃음) 주제가 평이하게 느껴지는 만큼 추상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장에서 논제를 받고 글을 구상해내는 게 힘들다. 주제에 맞는 내용이 떠오르지 않으면 당황스러워 평소 문단 단위로 글을 구성해 놓는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하루에 신문 4개 정도, 시사 잡지나 책을 많이 읽는다. 영화랑 책모임도 했다. 언론 분야가 아닌 면도기 업체나 배달업체 등 다른 분야 사람들을 만나 내가 몰랐던 이야기를 듣는 게 흥미롭다.”
정치부 기자를 꿈꾸는 류씨는 신문을 읽을 때도 특히 정치 분야에 관심이 더 쏠린다. “인턴기자 때 사람들에게 정치에 대한 질문을 하면 ‘바쁜데 왜 그런 질문을 하냐’고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사실 정치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만큼 잘 알아야 하고 잘 알리고 싶다.”

작문으로 제시한 ‘펭수’는 비슷비슷한 맥락이 펼쳐졌다. 펭수가 조금은 다른 외모여서 난민이나 소수자 문제와 연결하거나 20대 일자리 문제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캐릭터인 만큼 그 주제를 다룬 글이 많않다.
최우수작을 받은 김도균씨(오른쪽 사진)는 “최근 스터디에서 ‘펭수’라는 제시어로 글을 써보긴 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작문시험 팁 가운데 ‘인물사진이 나오면 주변 사물을 보라’는 글이 떠올라 펭수 대신 액자를 주제로 잡고 색다른 시각으로 썼다”고 했다.
그는 최근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을 가지고 포토에세이를 만들었다. 시험 대비를 위한 딱딱한 글만 쓰다 사진을 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게 재밌었다. 자신만의 경험을 진솔하게 녹이는 글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 특별한 일상을 기록해 놓으면 작문 쓸 때 좋은 글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씨는 글 쓸 때 디테일에 약하다고 걱정했다. “글에 구체적인 사례나 수치를 기억해 녹이는 게 어렵다. 재벌에 대해 한 문장을 쓰려는데 ‘우리 경제 절반은 재벌이 차지하고 있다’ 정도여서 부족함을 느꼈다.” 시험장에서 디테일에 너무 치중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해 오히려 전체 글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꼭 구체적 사례가 들어가지 않더라고 먼저 큰 주제를 잡고 쉽게 쓰는 훈련을 하는 게 중요하다.

시상식 인터뷰 공식질문. 한터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필기를 통과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이후 과정들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실무전형으로 넘어갔을 때 대비가 필요하더라고요. 기사쓰기나 면접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과정이 있었으면 합니다.”(류현준)
“기자 지망생은 카메라 테스트를 경험할 일이 거의 없어서 막상 전형에 맞닥뜨리면 어려워요. 실무전형 외에 카메라 테스트를 따로 보기도 하고 3분의 1을 거르는 건 영향을 미치는 거고 실제 은근히 당락을 좌우할 때가 많은 거 같아요. 더불어 면접 전형 때 진행하는 집단토 론에 대비한 수업도 있으면 좋겠어요.”(김도균)


글 최화진 / 사진 김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