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한터 온라인 백일장 수상자 시상식 스케치

  • 20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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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어떤 논제는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반면, 어떤 논제는 말문이 턱 막힌다. 이번 한터 온라인 백일장 참가자들이 그랬을까?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게 된 상황을 상정하면서 “5가지 사안(혼외자식이 있는 검찰총장 군대 간 아들의 휴가 재연장이 가능한지 보좌관을 시켜 해당 부대 장교에게 문의한 집권여당 대표 등)을 비난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배열하고 이유를 논하라는 논제는 많은 조건 때문에 난이도가 높았다. 최근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던 택배 노동자의 비극적인 사망을 다룬 작문 제시어 역시 특별한 통찰을 담기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응모작이 적었다. 그러나 그만큼 쓰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는 진정성 있는 글도 적잖게 발견할 수 있었다.

18회 한터 온라인 백일장 시상식이 지난 115일 한겨레교육 5층 카페 에서 열렸다. 논술 최우수상을 받은 오지은씨는 꽃다발과 50만원 상당 마일리지를 부상으로 받았다. 김창석 한겨레교육 대표이사가 상장과 함께 수여하였다. 작문 최우수상은 없었다. 논술 우수상 윤서현, 이하은씨와 작문 우수상 양지안, 정지윤, 오귀환씨에게는 각각 마일리지 10만점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참가자 모두에게도 1만점씩 마일리지가 주어진다.

백일장 심사를 맡은 김창석 대표이사는 최우수작이 “(비난 가능성 등) 논제에 대한 개념어들이 명확했고 논설위원의 입장에서라는 키워드를 활용해 언론인의 윤리를 고민한 흔적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뤄진 면담에서는 앞으로 있을 언론사 공채 일정과 각 매체별 특징, 공부 방법에 대해 많은 대화가 오갔다.

시상식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의 첫 질문은 논제가 어렵진 않았냐는 것이었다. 오씨는 “17회 한터 백일장 때 스터디원들과 글을 써본 적이 있다. 매번 독특하고 참신한 제시어에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수상을 예상 했었냐는 질문에는 기대 못했다. 논제의 논설위원의 관점에서라는 키워드를 정치 논제가 아닌 언론인의 직업윤리에 강조점을 두고 해석한 것을 좋게 보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오씨는 글을 느리게 쓰는 편이라고 했다. “먼저 논제 관련 도서, 기사를 읽고 상반된 견해를 찾아요. 예상 반박을 재반박하는 작업도 하죠.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게 학술적인 개념을 풀어쓰다 보면 첫 문장 쓰는 데 한참 걸려요.” 그의 말처럼 글쓰기에 앞서 논제를 명확히 하고 자료조사를 철저히 했기에 논제에 대한 개념어들이 명확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장점이자 단점이죠. 이번 글도 서문 쓰는 데 한참 걸렸어요.”

오씨는 자신의 글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논술은 객관적으로 봐줄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김창석 기자의 언론사 입사준비 아카데미’, ‘김창석 기자의 논술 완성반을 수강했고, 그때 만난 인연들과 스터디 활동도 이어오고 있었다. “(스터디에서) 불필요하게 어려운 어휘를 사용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김창석 선생님도 그 부분을 말씀해주셨구요. 이번 글을 쓸 때도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했어요.”

기자에 대한 유명한 멸칭이 있다. 바로 기레기. 사람들은 더 이상 기자를 존경하지 않고 무조건 언론을 신뢰하지도 않는다. 기자 지망생으로서 오씨는 이런 세태를 어떻게 생각할까? “(기자들이) 비난받을 여지도 많아요. 가령, 최근 개그우먼 박지선씨가 사망했을 때 조선일보가 유족 뜻에 반해 유서를 공개했어요. 이건 당연히 비판 받아야죠. 하지만 포털을 통해 무료 기사를 볼 수 있으니 헤드라인 중심으로 클릭 경쟁이 과열되는 구조 역시 문제에요.”

준비한 듯 이어지는 오씨의 말을 들으니 그가 꿈꾸는 언론인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는 아동,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안교육, 다문화교육, 시민교육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의 본질은 성장인데, 뉴스는 결과로서입시에 치우쳐 있어요. 저는 진정한 성장을 돕는 과정으로서현장 교육도 못잖게 중요하다고 믿어요.”

작문 부문 최우수자가 없다보니 쏟아지는 질문이 부담스러울 만도 한데 오씨는 마지막까지 지친 기색 없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한터에 바라는 점이요? 현직 선배와의 만남이나 합격자 특강이 있으면 좋겠어요. 합격수기도 괜찮아요. 저도 (합격하면) 쓸 의향이 있어요.(웃음)”

장장 1시간의 인터뷰를 끝내며 다음 백일장 지원자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했다. “최근 바빠서 글을 못 쓰고 있었는데 덕분에 리부트한 느낌이에요. 다른 분들도 한터 백일장을 기회삼아 의욕도 환기하고 마음 다잡아서 꼭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이준수/ 사진 이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