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 시험을 AS해 드립니다] 1. 평가방식_ 이재훈 기자

  •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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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사기고
 
작문 채점에 참여한 이재훈 기자의 리뷰
 
이런 작문은 피하라
저널리즘 글쓰기는 일기와 달리 보편적 사례 제시해야
평면적인 구성이 아닌 구체적인 문장을 쓰도록
 
좋은 작문을 쓰려면
자신만의 시각을 갖추고 초점이 선명한 주제 선정
간결한 문장을 쓰고 단락 구성에 신경을 써야
  
 
한겨레신문사는 7월27일 새로운 식구를 맞이했습니다. 경영관리직 3명, 기자직 4명 등 모두 7명이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언론사는 선발 인원이 몹시 적습니다. 한겨레신문사 입사를 원했던 훌륭한 지원자가 많았지만, 다수의 지원자에게 탈락의 고배를 내밀어야 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겨레신문사는 이번에 모두 4차에 걸쳐 전형을 진행했습니다. 기자직은 2차 전형에서 △종합교양 △논문 △작문 시험을 치렀습니다. 저는 2차 전형 작문 평가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채점에 참여했습니다.

어느 언론사든 글쓰기 시험을 보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기자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능력이 글쓰기입니다. 2차 전형 지원자들은 짧은 시간 동안 필사적인 글쓰기 능력을 짜내 논문과 작문을 써냈습니다. 작문을 채점하면서 느낀 소감을 글로 한 번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까닭입니다. 필사적인 글쓰기를 했지만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지원자들이 궁금해할 것 같았습니다. 한겨레신문사에 지원해 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담아 건네는 일종의 애프터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충분하지는 않겠지만요.

1. 평가 방식
평가 위원은 최소 경력 13년차 이상의 기자들이었습니다. 논문 3명, 작문 3명 등 모두 6명이 채점을 했습니다. 평가 위원들은 수험생들의 개인 정보를 가린 채 글만 보고 평가했습니다.

작문은 △창조적 글쓰기 능력 △생각의 깊이 △표현의 정확성 등으로 평가 기준을 나눠 점수를 매깁니다. 논문은 △글의 주장이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는가 △독창적이고 참신한 발상으로 글을 신선하게 전개하는가 △어법에 맞게 글을 명료하게 썼는가 등입니다. 논문 평가 위원과 작문 평가 위원이 각자의 영역에서 2차 전형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글을 모두 읽고 점수를 매깁니다. 이 점수를 바탕으로 일정 수의 대상자를 추립니다. 이후 논문 평가 위원은 작문 상위권, 작문 평가 위원은 논문 상위권 지원자의 글을 보고 또 채점합니다. 그러니까 한 번 걸러진 상위권 지원자들의 논문과 작문을 평가 위원 6명이 모두 읽게 되는 방식입니다. 이 점수에 종합교양 점수를 합산해 2차 전형 최종 순위를 냈습니다.

평가 위원들은 한 방에 모여 일주일 동안 글을 읽으면서 계속 토론했습니다. 지원자들의 작문과 논문 글쓰기 능력은 균일하지 않았습니다. 작문을 유려하게 잘 쓴 이가 논문에서 엉망인 글을 쓴 경우도 있었고, 논문을 깔끔하게 잘 쓴 이가 작문은 평균 이하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둘 모두 잘 쓴 이도 있었습니다.

글쓰기는 어떤 기계적 잣대나 정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방식의 글쓰기 방법이 좋은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탁월한 필자들의 숫자만큼이나 각양각색일 것입니다. 심지어 평가에 참가한 평가 위원들의 견해도 각자 달랐습니다. 그러니 이 리뷰는 평가에 참가한 한 평가 위원의 개별적 생각이 담긴 소감문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하 리뷰는 온전히 글쓰기에 대한 평가입니다. 한겨레 최종 입사자는 다양한 전형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은 하나의 부분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은 분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없을 수도 있고,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분이 다른 평가에서 훌륭한 점수를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리뷰에는 모두 13편의 온전한 글이 사례로 게재돼 있습니다. 이 글을 올리기 전에 글 작성자에게 연락해 게재 동의를 받았습니다. 애초 리뷰를 위해 추려낸 글은 모두 22편이었습니다. 9편의 작성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글 공개를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9편 중 2~3편은 훌륭한 사례로 꼭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지만, 당연히 그분들의 처지와 견해를 존중해야겠지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공채 작문 시험을 AS해 드립니다> (한겨레, 2015년 8월 1일자)